밭에도, 논에도, 마당에도 풀이 너무 많다
최한순(85, 동향면 학선리)

우리 동네는 중복 잔치를 했는데, 동네 사람도 다 나오고 면에서 면장도 오고, 경찰도 오고, 산업계장도 오고, 동네서도 사람도 많이 와서 잔치를 잘 했다.
수박도 사 오고, 떡도 하고, 부침개도 하고, 장어고기도 사오고, 막걸리도 사 오고, 소주 사 오고 해서 잔치를 잘 했다.
초복 때도 하고, 중복 때도 하고, 말복때는 잔치를 안 했다.
우리 동네에서 도자기 만들고 하든이 두 번 하고는 만다.
나는 고추 따다 널고, 옥수수 따다 널어다. 밭이 가면 풀이 너무 많아서 말도 못한다. 논에 가면 풀이 말도 못한다.
어지는 마당에 풀이 나서 볼 수가 없다. 풀 매서 갔다 버리고 와서 저역 밥 해서 먹고 잤다.
오늘은 논에 가서 보이 풀이 너무 만아서 풀 비고 와서 점심 먹고 노인학교 갈라고 일기 섰다.
논에 가면 벌레가 문다. 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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