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락은 흉년이다
최한순(85, 동향면 학선리)

우리는 아직도 마늘도 못 노고 잇다. 세월이 가다 보면 하는 때가 오게지.
우리 동생이 온다고 했는데 안 와서 나 혼자 콩을 맸다. 우리 어머니 집터에 콩을 심어 잘 됐는지 우리 동생이 안 온개 안 좋다.
우리는 콩을 심어 잘 됐는디, 콩도 만이 나온다.
올해는 팥도 만이 나온다. 올해는 들깨도 만이 나온다. 참깨도 만이 난다.
나락은 숭년이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