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복순(74, 동향 자산리 대야)

15일에 시거리(삼거리)에 있는 나락을 타작했습니다.
대량리 성영경이가 콤바인으로 도와주었습니다. 너무 고맙지요. 아침에 이러나서(일어나서) 김치도 담고, 생채도 만들고, 밥도 하고, 맥주도 챙기고, 박그럭(밥그릇)도 챙기고, 수저도 챙기고, 물도 챙기고, 맥주큽(컵)도 챙기고, 과일도 챙겼습니다.

보따리에 싸서 경운기에 올려서 타고 갑니다. 장갑도 끼고, 양말도 신고, 나도 타고 갑니다. 생각보다, 상상외로 (나락이)더 났어요. 한 오십 가마니 더 나왔어요.
새참먹고 성영경이가 선별장 마당에 부서주고 갔습니다. 아저씨(남편) 하고 나하고 곰배(나락 말리는 도구)로 너렀습니다.(널었습니다)

이트를(이틀을) 해가 지도록 업드려 곰배로 저서 말렸어요. 미금(티끌)을 바람에 날려 40카로씩 매상 포대다 담아서 경운기에 드러 올려 집으로 실고 와서 두 늙은이 내려 놀때 너무 힘들어요.

죽을 뽄 했어요. 일년 열 두달 노력과 땀 흘려 손발이 다 달토록(닯도록) 할아버지, 할머니 두 사람이 힘얼(을)모아 나락농사 짓습니다. 쌀방아 찌서 아들도 주고, 딸도 주고, 친정 올키(케)도 갈라먹고, 우리도 먹고 삽니다.

"올해 농사 진니라고(짓느라고) 고생 마니(많이) 했습니다. 할아버지, 겨울내 몸 긍강하세요.(건강하세요)"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