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월(72, 동향 학선 을곡)

5일날은 내 마음에서 고추장 담아야 겠다라고 생각한 날이다. 세벽 3시30분에 일어나 밖을 나가니 비가 주륵주륵 오고 있다. 그래도 고추장 꼬도밥을 쩌서 안첬다.
날이 발가진 아침부터 한박눈이 펑펑 내린다.
고추장 식캐는 잘 삭고 있다.

10시가 되니까 눈은 잠잠해 젓지만 온 들판이 눈꽃이 피었다. 나뭇가지에도 눈꽃이 피였고, 햇빛이 나니까 눈이 시도록 빛친다. 이 풍경을 보고 있는 내 마음이 줄겁다.
삭은 식캐를 짜서 큰 솟에다 붓고 아군이에 불을 집펴놋고 불 앞에 안자서 신문 보고 있으니까 땃뜻하다.
밤 8시가 넘도록 다렸지만 들 다려졌다.

아침에 다시 끌이기 시작했따. 11시가 넘도록 끌려다 이재는 다 됀것 갓다 큰 다라다 퍼다 부서놋고 고추가루와 매주가루를 늣고 치됐다. 고추장이 완성됐다. 셋갈도 이뿌고 맛있게 담아졌다. 자식들하고 동귀간들에게 나눠줄 생각하니 내 마음이 참 땃뜻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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