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월(72, 동향 학선리 을곡)

오늘은 옛날이야기를 해 볼까?
내가 절멌던 그 시절이 다 어디로 날아가 버리고 내 마음에서 생각나는 것은 내가 시집올때 그때 그 시절은 아무런 흔적좃차 없어지고 홀롱불 발켜놓고 시할아버지, 시아버님과 시어머님 솜바지, 저고리 꼬매던 그 시절이 생각나요.

내가 한복 잎고 압치마 두루고 물동이 이고 우물에 가서 물 여다가 불때서 밥해먹고 애기 키우고 시부모 공경하면서도 우리 서방님과 같이 여행하던 그때가 즐거웠던 그런 흔적들을 남겨놓고 어디론가 가버려서 먼 산만 바라보고 있는 내 모습이 처랑하다.

그때는 그 시절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 시절이 즐거웠다.
요즘에는 내 얼굴이 주름살만 굴거지고 하염없이 유유하게 할미꽃으로 변해버린 내 모습이 아쉽다.
해는 져서 어드운데 차자오는 사람 없이, 발은 달만 쳐다보니 외롭기 하니없다.
내 남편 어디가고 이 홀로 앉아서, 옛날 그 시절을 그려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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