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희(78, 동향 학선리 중신동)

옛날에 8, 9살 될 때 덤풀주막이 있었어요. 밀주 막걸리 파는 주막이었어요.
주막집 아줌마가 참 몸매도 곱고, 인물이 예쁘고, 키도 날씬하고, 얼굴이 잘쪽하고 미인이었어요.
마음도 곱고, 주막 아줌마라도 한복저고리에, 옥색 꼬리치마에 꼬리를 돌려 입고, 맵시가 멌찌게 입고, 시방으로 말하면 섹시하다고 할까요.

그 앞에 큰 길이 있고, 큰 동네 압페 큰 넷물 돌다리가 있어요.
아부지가 술을 사오라하면 노란 주전자를 딸낭딸낭 들고 돌다리를 풀딱풀딱 건너가 주막집 부엌문 압에서 있따가 손님이 "아가! 네가 아무개, 김아무개 딸이냐?"하고 말하는 분이 있었지요.

그 주막집에서 '며느리 설움'이라는 심파굿을 했어요.
마을 청년 아저씨가 슬픈노래를 불렀어요.
"울밑에 선 봉송아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그 소리가 어제와 같이 생생해요,
팔십이 다되어서 이 글을 쓰는게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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