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덕임(72, 동향 학선리 봉곡)

구정설이 도라오면 어머니들언 힘들었습니다.
누이고추 실 빼서 베짜서 오색가지물 디려 다듬이질 팔이 빠지도록 '고기닥닥', '고기닥닥' 다음이 질해서 식구들 옷 해주고, 우리 형제들언 빨간 치마, 노랑저고리, 색동저고리 에뿌기 입고 띠어놀든 그때가 조왓는데 지금 생각하면 꿈낀것 갓아요.

할아버지는 왕골로 신발도 삼아주시고, 에광목 버선신고 널띠기도 하고 하늘놉피 날는듯 기분이 조와요.
우리 어머니 밤새도록 미싱소리, 자다 들어도 미싱소리 여전하고 장이 깨여 옷 만든 어머니 엽에 안자 내 옷만든다도 조와서 잠도 안오고, 엽에 바라보고 설도라오면 그리도 조완넌데 그 세월이 나럴 주룸살지게 한 세월인줄도 몰란네요.
배덕임. 벌써 72살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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