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희(78, 동향 학선리 새울)

벼 낫서로 비다 볏단을 지개로 질머진다.
홀태로 훌터다 짚푸락으로 만든 멍석이다 널어 말여 물방아 찍코 *좀방애 찍고 쌀찌다 쌀술만들고, 한독 두독 세독 만들어 막거리 걸너고, 매물방아 빵구다가 묵하고, 쌀 빵구다 가래떡 손으로 만들고, 시루다 쪄서 콩두부 돌매다 가라서 집에서 만들었어요.

콩나물 열동은 동네 아주마가 와선 콩나물 다듬어요.
대사 하나 할라면 매칠 걸려요.
남자들은 되지 잡고, 여자들은 음식 장만하고, 물동이로 머리다 이고 오는 사람, 물지개로 질머지는 사람, 큰일 한번 할나면 물이 만이 들어요.

찹쌀 빠시서 유과 만들고, 밥산만들고, 콩가루 만들어 다식 만들고, 마당에 삼배로 만든 큰 채울 치고, 한쪽에 떡국 끌리고, 한쪽에 콩나물 쌈고, 손님하나 들어오면 "손님 하나요", "세시요", "다섯시요".
한쪽에는 실랑 신부가 실랑 지배 신부 재배하고 예 지내고 있고, 그러케 분주하지요.

컨일하면 아주마 치마폭에 짠지국 그 냄새가 나요. 그래도 그 시대가 재미있었지요.
웃고, 행복하고, 조와지요.
그 시절 생각하면서 7십, 8십 다 댔지요.
큰집 오빠 장가간 생각하면 재미있지요.

*좀방애: 디딜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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