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희(78, 동향 학선리 중신동)

3월6일. 경첩 다운 비가 와요. 하루내내 비는 와요. 할 일은 업고 잠만와요.
봄이가 벌써 왔나바요. 잠만자고 벌서 피곤해요. 받에 가 보니 나물이 크고, 나물이 벌서 노락캐 꽃치 피엇고, 눈속에서도 꽃다지꽃, 냉이꽃도 피고 모든 나물꽃 피고, 쑥이 뽀족뽀족하기 나와요.

경첩인지는 몰라도 개구리가 울고, 봄이 완전이 온겄 갔테요.
잠자고 있든 싹이 고개를 들고 일어나네요.
봄은 오고인나바요. 바람도 살랑살랑해요.

이 늙은이도 마음도 심송삼송해요.
하루가 지루할까? 향복할까?

향복하지요. 올은 봄이 빨이 온 겄 갔테요. 비가 자주 오니 더규산 밌테 눈은 있는데도 온갓 싱물이 나와요.
봄이 일찍이 오면 밥빠요. 농촌에는 항신 밥쁘지요. 이겄또 저겄또 하야 하니까요. 세월이 꾀 빨나 사람은 춥네덥네 하는데 봄은 왔나바요.
찔내나무잎 피고, 목연화도 뽀족뽀족 올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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